대구광역시개인(개별)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ㆍ작성자	조선일보
ㆍ작성일	2012-07-2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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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운임제 도입 없으면 화물파업 되풀이돼

이태형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화물연대를 중심으로 시작된 총파업이 운송료 인상에 대한 타협점을 찾아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화물연대에서 요구했던 표준운임제 법제화 등에 대한 정부와의 입장 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아 파업의 반복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화물파업은 왜 자꾸 되풀이되는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운송의 다단계 구조에 따른, 화물차주가 수령하는 운임의 하락이다. 컨테이너 운송거래의 50∼70% 정도가 3단계 이상을 거치고 있다. 또 화주(貨主)가 운임으로 100원을 지불하면 화물차주의 수령액은 60~70원 정도에 불과하다. 운송시장에서 거래되는 화물정보도 폐쇄적일 뿐 아니라, 다수의 운송업체가 알선기능인 주선업을 겸하고 있어 다른 운송사에 일괄 위탁하는 사례가 많아 '화주―주선업체―운송업체―화물차주'의 복잡한 운송거래가 일반화되어 있다. 이는 결국 화물차주의 순수입 감소로 이어진다. 차주(車主)의 월평균 순수입은 컨테이너를 포함한 대부분의 차종에서 200만원을 밑돌고,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12시간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화물파업의 핵심 요구 사항은 타협점을 찾은 운송료 인상 외에도 표준운임제 법제화를 통한 화물운전자의 최저운임 보장이었다. 정부는 표준운임제 시범운영을 실시하고 화물연대 측의 참여하에 협의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표준운임을 법적으로 강제하는 형태가 아니라 간접적인 규제로서 참고운임 형태의 방안이 제시되고 있는 점은 화물연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운송료 인상이 컨테이너 품목에만 국한되었다는 점도 일부 화물연대 지부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화물연대 조합원의 3분의 1이 컨테이너 운송에 종사하고 있지만 일반 카고차량 운전자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떨칠 수가 없다.

한국 화물운송 시장의 영세성, 저임금, 다단계 운송구조 등 열악한 환경에서 촉발된 이번 화물파업은 국내외 물류시장의 정체 및 또 다른 비용을 초래하므로 표준운임제 도입에 더 적극적인 협의안을 마련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운송업체의 본래 기능 회복이 시급하다. 운송업체라면 당연히 수행해야 하는 물량확보 노력은 하지 않고 전체 매출액의 대부분을 차주로부터 받는 위수탁료로 채우는 위수탁전문 운송업체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정부는 위탁받은 화물의 일정비율(50%) 이상을 의무 운송케 하는 직접운송의무제와 화물운송 실적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한 화물운송실적신고제 등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제도들이 운송시장에서 정착될 수 있도록 이해주체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야 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다단계 최소화와 공차율(空車率) 감소라는 목적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화물자동차 운송관련 정보의 비대칭성도 해소시켜야 한다. 국가물류통합정보망을 정비하여 화주와 화물차주 간에 화물 및 차량정보가 공정하게 공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화물운송 시장 정보의 체계적인 수집과 원가 구성요소 및 실거래 운임동향 분석 등을 위해 현재 시행 중인 화물운송시장 실태조사를 법정조사화해야 한다. 그리고 화물운전자뿐 아니라 이용자 중심의 물류복지 구현을 통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물류적 관점에서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