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업계가 경영난을 이유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대규모 인원이 참가하는 집회를 갖는다는 일이 참으로 어렵다는 사실이 새삼 입증됐다.

4일 실시키로 했던 버스, 화물, 마을버스, 용달, 개별화물 등 5개 업계 공동 집회가 무산된 것을 보면서 잘됐다거나 잘못됐다는 느낌 이전에 안타까움이 느껴져서 하는 말이다.

이번 집회계획의 무산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1차적으로는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사태가 원인으로 꼽힌다.

국가 물류수송의 중추를 맡고 있는 컨테이너 운송 차주의 다수가 참여하는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는 단순한 파업 이상으로 물류수송에 차질을 가져다주며, 심할 경우 국가 경제 대동맥이 막히는 위중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화물업계가 그러한 상황에서 별도의 집회를 추진하는 것이 자체가 큰 부담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버스업계의 경우 당초부터 집회가 쉽지않은 선택이었다.
업계 내부적으로 시내버스업체와 시외버스업체간 견해차이가 뚜렷해 집회와 관련해 다른 입장이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지역의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업체의 경영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관계하기 때문에 이에 반하는 집단행동 추진이 매우 곤혹스러운 것이었을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화물업계와 버스업계의 집회 계획 취소는 이것이 비록 ‘유보’라는 형식을 빌긴했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예정됐던 집회가 무산된 이후 주로 용달, 개별화물업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용달, 개별화물업계는 소위 메이저 운수업이라고 하는 버스, 화물보다 더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기에 이번 기회에 목청껏 자신들의 요구를 토로하고자 했으나 그 기회마저 원천적으로 사라진 것이 대단히 아쉬운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업계이기에, 집회 취소가 자신들의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다른 업계의 선택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더욱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라 지적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 용달, 개별화물업계의 유류세 폐지,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요구는 앞으로 더욱 강경해질 가능성이 있으며 유사한 대정부 투쟁 등에서 목소리를 더욱 높일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문제는 이들 영세 업계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사회적 배려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집회 무산 여부와는 상관없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 지원 차원에서 영세 용달, 개별화물에 대한 지원책은 반드시 강구돼야 한다는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