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발 안맞는 법ㆍ행정으로 피해사례 속출

피해자들, 지자체ㆍ구청 상대로 소송 제기

“관할관청이 원인 제공...손해 배상해야”

사업용 화물차의 운전경력과 관련된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관할관청과 화물운송사업자들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일부 화물운전자들이 화물운송사업을 영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활동 경력을 인정받지 못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주장에서 비롯된 것이다.

피해자들 중 일부는 이 결과에 대해 지자체와 구청이 원인제공을 했기 때문에 책임지고 보상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관할관청에서 양도ㆍ양수 등록했을 당시 ‘화물운송사업 및 운전자 등 대한 취업보고를 해야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아 해당 협회에 취업보고를 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그간 활동해 온 경력을 인정받지 못해 개인택시 양수자격이 박탈됐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놓고 지자체와 구청을 상대로 한 소송이 제기돼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김씨는 지난 2007년도에 용달화물 사업을 인수, 이를 서울 A구청에서 등록해 현재 화물운송사업자 겸 운전자로 활동 중이다.

김씨에 따르면 무사고로 3년 이상 사업용 차량을 운전하면, 개인택시 양수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화물운송사업 관련 ‘운전경력 증명서’를 발급해 줄 것을 A구청에 요청했다.

김씨는 A구청으로부터 “경력증명은 화물협회(일반ㆍ개별ㆍ용달)에서 발급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협회로 문의하라”는 회신을 전달받아, 협회에 이를 재요청했다.

하지만 김씨는 증명서를 발급받지 못했다.

이유인 즉, 양도ㆍ양수한 이후 김씨가 운전자 취업보고(차량소유대수가 1대인 운송사업자가 직접 운전하는 경우에는 운송사업자 본인을 말함)를 하지 않아, 2007년부터 현재까지의 경력인정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협회는 김씨가 사업을 인수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운전자 관리를 받아 온 이력이 없음을 강조, 산정할 운전경력이 없기 때문에 증명서 발급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씨는 이 사건은 서울시와 A구청에서 안내하지 않아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원인을 제공한 측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는 “운전자의 취업보고 내용 및 처벌 등에 대한 내용이 법에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안내하지 않은 건 직무유기”라며 “경기도를 비롯해 서울 지역 다른 구청에서는 이 내용을 고지하고 있으나, A구청에서는 이에 대한 안내는 물론 수리통보서에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서울 지역 3개 구청을 방문해 이를 확인해 본 결과, 양도ㆍ양수시 취업보고를 명확하게 안내하는 담당자는 없었다.

또 입수한 ‘양도ㆍ양수 수리통보서’를 보면, 양도ㆍ양수 기간 을 비롯해 화물운전자복지카드 사용 및 디지털운행기록계 부착 의무화 등에 대한 내용은 일괄 표기돼 있는 반면, 취업보고를 안내하는 문구는 구청별로 가지각색이었으며, 심지어 게재돼 있지 않은 서류도 있었다.

A 구청 담당자는 “이전 담당자에게 취업보고에 대해 문의한 결과, 취업보고는 협회 가입을 의미하는 것이며, 협회 가입은 사업자 ‘선택’이지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이 내용을 김씨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리통보서에 게재할 내용에 대해 특별히 전달된 것은 없었고, 서울시에서도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며 “시에서 수정하라는 문서가 시달되면 추후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화물협회는 이 같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구청 담당자가 취업보고에 대한 내용을 신청자에게 알리는 한편, 관련 법령(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제 18조의 8 및 제 19조) 을 수리통보서에 게재해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고 최근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운전자 취업보고는 화물자동차 운전자들의 교통사고ㆍ법규위반 및 운전자 교육 등에 대한 관리를 하기 위해 국토해양부가 법으로 제정한 것이며 협회는 이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며 “운전자 취업보고를 하지 않은 운송사업자 겸 운전자(개별ㆍ용달)는, 관리 받은 이력이 없기 때문에 운전경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업의 양도ㆍ양수를 구청에서 처리ㆍ관리되고 있는 점을 감안, 구청 담당자는 취업보고에 대한 내용을 사업자들에게 안내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며 “서울시에 협조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