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기름값 상승세, 무서울 정돕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 1월 초부터 최근까지 104일 동안 연속해서 올라 리터당 129원이나 상승했습니다.
정부가 어제 석유시장 유통 구조를 바꿔 기름값을 잡겠다는 방안을 밝혔지만 당장 효과가 필요한 서민들로선 유류세를 낮춰 달라는 요구가 거셉니다.
먼저 이재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생수 대리점을 운영하는 문진원씨,
1.5톤 트럭으로 하루 백 킬로미터를 운전하며 골목골목 생수를 배달합니다.
점심조차 거르기 일쑤지만 비싼 기름값에 손에 쥐는 돈은 점점 줄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진원(생수 대리점 대표) : "(기름값 비중이 수익의)30% 정도 잡고 있는데, (지난해에 비해 한 달에) 2,30만 원 더 못 벌고있는 상황입니다."
서울 가락동에서 여의도까지 출퇴근하는 임승규 씨도 차를 몰 수밖에 없는 처집니다.
업무 특성상 아침 일찍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일해야 하지만 차편은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임승규(회사원) : "그 기름값이면 회사 근처에 방이라도 따로 얻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어제 내놓은 기름값 안정화 대책이 이런 생계형 운전자들에게는 피부에 와닿지 않습니다.
당장 가시적인 유가인하 없이 공급경쟁 강화를 통한 장기 효과를 겨냥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유류세 인하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원(아주대 교수/한국납세자연맹) : "조세수입 중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여러나라들과 비교해서 지나치게 높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기름값...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고유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앵커 멘트>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선 유류세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그만큼 국내 유가에서 세금 비중이 만만치 않다는 뜻입니다.
기름값에 붙는 세금 과연 얼마나 되는지?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많은 편인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김준호 기자가 꼼꼼히 따져보겠습니다.
주유소에서 보통휘발유 1리터를 넣어보겠습니다.
네, 2133원...
오늘 서울 지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입니다.
이 가운데 세금이 얼마나 될까요?
교통세 529원에 여기에 연동된 주행세, 교육세, 부가세를 포함하니까 940원입니다.
유류세는 사실상 고정된 반면 기름값은 매일 바뀌므로 세금 비중도 날마다 달라지는데요, 오늘은 휘발유값의 44%가 세금이었습니다.
지난해 정부는 유류세로 최소 20조 원을 거둬들인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2010년 근로소득세 16조 원을 훌쩍 넘어섭니다.
우리나라 유류세, 세계적으로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지난달 기준으로 휘발유 가격 중 세금 비중은 영국이 59%로 가장 높고 우리나라는 46%, OECD 회원국 23개국 중 19위로 일본이나 캐나다보다는 높습니다.
수치상 세율은 크게 높지 않지만 국민소득을 감안한 구매력 평가지수로 비교하면 국내 휘발유 가격이 OECD 평균보다 2.4배 높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유류세를 인하해야 한다, 해서는 안된다 찬반논란이 뜨거운데요... 유류세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할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유류세 인하를 요구하는 쪽은 교통세 탄력 세율을 낮춰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법 개정 없이도 현행 11%의 탄력세율을 최대한 낮출 경우 리터당 3백 원까지 내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송보경(소비자시민모임/석유단장) : "물가안정에 어느 방법을 쓰는 것이 효율적인가 할 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유류세 중에서 탄력세 부분을 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류세를 낮추면 석유소비만 늘어 궁극적으로 고유가에 취약해 진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유가가 한창 오르던 지난 2월에도 휘발유 소비량이 오히려 4.4%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강두용(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 : "유류세 인하가 장기적으로 에너지소비 절감이라는 측면에 약간 역행하는 그런 부분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류세를 내리면 에너지 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에게 혜택이 많이 돌아간다는 주장과 반대로 대형차를 타는 고소득층에게 더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맞섭니다.
정부는 두바이유 가격이 5일 이상 130달러를 넘으면 유류세 인하 검토를 포함해 비상조치에 들어간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일률적인 유류세 인하보다는 저소득층과 생계형 자영업자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선별지원을 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입장입니다.
KBS 뉴스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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