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판 가격차이 이견 좁히지 못해

택배업계 850여명 희망자 모집, 용달업계는 ‘미지수’


정부가 자가용택배차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달화물차량의 양도·양수 자금 저리융자와 일반화물 공 T/E 공급을 시행하고 있으나 번호판 프리미엄 값이 거래시세와 다른데다 일반화물 차량 임대를 꺼리는 현상이 개선되지 않아 좀처럼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는 용달화물 번호판 프리미엄을 700만원으로 산정, 양수를 희망하는 택배사업자(배송기사)들이 미소금융에서 대출자격을 확인한 후 저리로 대출받도록 조치하고 용달업계에서 차량을 모집토록 했으나 시세차이 때문에 양도 희망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또 일반화물 공 T/E 공급이 지난 1일부터 가능해졌으나 택배기사들이 회사차량 임대를 꺼리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번호판 값 차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거나 자가용택배차량에 대한 단속 강화와 택배업 제도마련 등 원론적인 주장이 되풀이 되고 있다.

▲현황
용달·일반화물, 통합물류협회는 지난 4월 7일 ‘차량 충당 공동 추진 업무협약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용달업계는 양도차량을 확보하고 통합물류협회는 자가용 택배기사를 대상으로 양수자를 모집하고 있다.
통합물류협회는 이달부터 양수희망자를 모집, 2주 동안 850여명의 신청을 받았다. 통물협회는 10개 회원업체를 대상으로 모집하고 있으며 지역별로 신청이 이뤄지고 있어 이달 중에 최소 1000명이상의 양수 희망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택배기사들은 일반화물의 공 T/E 공급물량을 희망하는 사례가 한 건도 없는 등 용달화물 양수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차량공급을 담당한 용달업계는 양도 희망자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준다면 몰라도 낮은 가격을 주고 차량을 매입한다고 광고해봐야 매도의뢰를 할 사업자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 매매사업자를 대상으로 가격을 낮추는 노력을 할뿐 아직까지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제휴사업이 진척되지 않으면서 번호판 값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 매매가격이 엇비슷해지거나 다른 방안을 통해 양도·양수가 활발히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택배-차량공급 안 되면 증차가능한 제도 만들어야

용달-시장원리 감안한 양도·양수 방안 수용해야 

▲업계별 주장
택배업계 종사자들이 용달차량 양수를 희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우선 자가용유상운송이 관련법령에 저촉돼 단속을 받는 처지에서 벗어나 안정된 상황에서 배송업무를 할 수 있고 장기 저리로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어 목돈을 들이지 않고도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데다 향후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경우 별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때문이다.
따라서 택배업계는 번호판 가격이 맞지 않아 양도·양수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 현행 제도로는 문제해결이 어려운 점을 감안, 택배업 활성화의 발목을 잡는 요인인 증차제한을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용달화물차량을 양수하는 방안에 대해 택배기사들이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희망자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차량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문제가 된다”며 “제휴사업 논의 초기부터 번호판 값과 관리비(지입료)에 대한 견해차가 문제로 지적되면서 제휴사업을 어렵게 하는 점을 감안, 택배업에 별도로 차량을 공급할 수 있는 제도적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용달업계는 시장원리를 감안하지 않은 채 택배업계가 정해진 가격을 고집하는 점을 지적하며 택배기사들이 일정액의 추가금액을 부담하고 번호판을 양수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전에 시세대로 프리미엄을 주고 감차사업을 했는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용달차량을 구입하는 경우 개인의 재산이 되는 점을 감안, 구입자가 거래차액을 부담하거나 택배업체가 일부 지원하는 등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용달차량을 매도하는 사업자들은 아예 업계를 떠나는 사람이어서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 것은 인지상정”이라며 “업계 내부에서는 불법자가용차량에 대한 단속을 요구하면 쉽게 풀릴텐데 왜 가만히 있느냐는 불만이 팽배해지는 등 쉬운 여건은 아니다”고 설명했다